지금쯤 남쪽 섬에
김 재 황
말없이 품을 여는 마음 넓은 바다인데
안겨서 눈감으면 물비늘이 돋는 낯빛
기러기 나는 곳 너머 꽃바람이 달려올까.
산꼭대기 쌓인 눈도 하릴없이 몸을 풀어
살포시 얼굴 들고 웃음 짓는 그 유채꽃
은어 떼 노는 기척에 노랑나비 눈을 뜰까.
어쩐지 하늘 밖을 저녁놀이 더듬더니
이 아침 이슬비에 머리 젖는 녹나무 숲
흰 사슴 오는 길 저쪽 꽃구름도 흘러갈까.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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