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조

청계산 노을/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11. 3. 12:42

                청계산 노을

                                         김 재 황

 


고단한 산바람이 발을 끌며 사라진 후
한낮을 버티다가 모로 눕는 산 그림자
가려운 능선 자락에 솔잎 둥지 만든다.

골짝은 가라앉고 저 먼 땅은 잠기는데
목을 뺀 기러기는 천릿길을 가늠한 듯
하늘에 머문 구름만 얼얼한 뺨 만진다.

할 말을 남겨 두고 떠나가는 발소리들
나른한 눈동자에 호수 하나 담겨 있고
참으면 더 짙게 되는 마음끼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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