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서울역 대합실에서
김 재 황
땅을 구르며 달리던 그 말발굽 소리로
기적이 크게 울어 개찰구를 두드리면
가출한 시골 누이가 봇짐 안고 나타난다.
흐르는 시간만큼 내 마음은 빨라지고
멀찍이 떠난 모습을 흑백사진 찍어 둔 채
오늘은 벤치에 앉아 무숙자로 남는다.
두려운 배고픔이 어둠마저 끌고 오면
펼쳐 본 승차권에 밥이 되는 꿈 한 송이
저마다 제 고향 쪽으로 시린 숨결 몰린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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