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나무 6제
김 재 황
-600살 넘은 곰솔
갈매기 따라가서 수평선에 닿는 기척
바람이 말을 알고 저 바다가 뜻 전하는
그대는 숨 쉬는 고전,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01년)
-남국에 선 가시나무
외로움 우거지는 그 작은 섬 유배지에
예절을 좋아하는 그 사람은 살고 있네,
묵묵히 푸름을 엮는 추사체도 서 있네.
(2001년)
-가슴 더운 오갈피나무
떨고 있는 이웃에게 입은 옷을 벗어 주고
축축한 눈빛으로 가슴 앓는 달 안으니
꽃보다 더 고운 그 손, 너는 갖고 있구나.
(2001년)
-보기 편한 모과나무
네 모습은 자유롭고 네 향기는 평화로워
너는 누가 보더라도 민주주의 신봉자라,
맛으로 지닌 사상을 새큼하게 보여 준다.
(2001년)
-잃어버린 보리수나무
이제는 들녘에서 네 모습은 사라졌나,
산자락을 골라 딛고 홀로 서는 그 삶이여
꿀밭의 감미로운 숲 다시 볼 수 있을까.
(2001년)
-동구 밖 느티나무 아래
드리운 그늘 밑에 마을 사람 다 나와서
장기판 차려 놓고 수박 몇 통 쪼개 놓고
이야기 주고받으며 무더위를 풀고 있다.
(2001년)
'오늘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랑쐐기나방/ 김 재 황 (0) | 2023.05.13 |
---|---|
칠성무당벌레/ 김 재 황 (1) | 2023.05.13 |
수세미외/ 김 재 황 (0) | 2023.05.11 |
호리병박/ 김 재 황 (0) | 2023.05.11 |
대나무를 보며/ 김 재 황 (0) | 2023.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