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아해는 낙기질 가고/ 위 백 규
[원본]
아해는 낙기질 가고 집사람은 저리채 친다
새 밥 닉을 따예 새 술을 걸러셔라
아마도 밥 들이고 잔 자볼따여 호흠계워 하노라.
[역본]
아이는 낚시 가고 집사람은 절이 채소
새 밥이 익어 가니 새 술을 걸러야지
밥 들고 잔 잡을 때면 겨운 흥이 높구나.
[감상]
위백규(魏伯珪 1727~ 1798)은 영조 및 정도 때의 실학자이다. 자(字)는 ‘자화’(子華)이고 호(號)는 ‘존재’(存齋)라고 한다. 1751년 스승 윤봉구(尹鳳九)를 만나서 15년 동안 가르침을 받았고, 과거에 여러 번 응시했으나 낙방하였으며, 1794년 서영보(徐榮輔)의 천거로 저술과 덕행이 알려짐으로써 부봉사나 현감 및 경기전령 등에 임명되었으나 취임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금당도에서 시 ‘금당별곡’을 지었다 한다.
소박한 삶에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만큼 흥에 겨운 게 있을까. 이는, 농가(農歌) 9수 중 여덟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전가시조’라고 해야 할까? 전가시조는 더 현실적으로 노동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농촌 공동체의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 작품은 1767년~ 1772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짐작도는데, 이 시기는 가뭄으로 농민들이 고통스러웠던 때이다. 그러나 농촌 공동체에서 서로 열심히 일하며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호흠계워’는 ‘흥에 겹다’로 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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