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사랑모여 불이 되여/ 작가 미상
[원본]
사랑모여 불이 되여 가슴에 퓌여나고
肝腸석어 물이 되어 두 눈으로 소사 난다
一身이 水火相侵하니 살둥말둥 하여라.
[역본]
사랑 모여 불이 되어 가슴속에 피어나고
간장 썩어 물이 되어 두 눈에서 솟아난다.
한 몸에 물불 범하니 살지 말지 모르네.
[감상]
이 작품은 내용이 상당히 고차원적이다. 사랑을 거론한 작품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처럼 과학적인 작품은 드물다. 아마도 상당히 학식이 높은 분이 자신의 이름을 감춘 듯싶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는 한마디로.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작품이다. 초장을 본다. 사랑이 모이면 무엇이 될까? 그야 불이 일어날게 뻔하다. 사랑을 하게 되면 열병을 앓게 된다는 말도 있잖은가? 중장으로 간다. 열병을 앍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거의 모든 남자들은 술로 그 시름을 달래려고 한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간장이 상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랑의 열로 가슴에 불꽃이 일어나는가 하면, 간장이 상한 물은 눈물이 되어 솟아난다. 초장의 불이 중장의 물로 대비되는가 하면, 초장의 가슴과 중장의 두 눈이 또 대비를 이룬다. 어찌 놀랍지 않은가. 이는, 의도적이다. 마지막으로 종장을 본다. 이렇듯 불과 물이 한 몸을 괴롭히니 살지 말지 모르겠다고 한다. 사랑은 참으로 하면 할수록 힘들다는 얘기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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