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 섬껍고 놀라올손/ 작가 미상
[원본]
섬껍고 놀라올손 秋天에 기러기로다
너 나라 나올제 님이 分明 알니마난
消息을 못밋처 맨지 우리 녤만 하나다.
[역본]
나약하고 놀라운 건 가을 하늘 저 기러기
날아 네가 떠나올 때 틀림없이 임 알련만
알림을 미처 못 맸는지 울고 갈만 하구나.
[김상]
초장을 본다. ‘섬껍고’는 ‘나약하다’라는 말이고, ‘놀라올손’은 ‘놀라운 것은’이라는 뜻이다. ‘추천’은 글자 그대로 ‘가을 하늘’을 가리킨다. 왜 나약한가? 그것은 한 마리의 새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엇이 놀라운 것인가? 그 낙한 새가 그리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말이다. 철세가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중장을 본다. ‘분명’은 ‘틀림없이’이다. 그리고 ‘알니마난’은 ‘안다마는’이나 ‘알고 있으련마는’이라는 말이다. 임은 아마도 북쪽으로 떠난 모양이다. 기러기는 가을에 북쪽에서 남쪽으로 날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쪽에서 기러기가 남쪽으로 날아온다는 사실을 아시고 있었으리라고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그걸 모를 리는 없다고 작가는 확신한다. 종장으로 간다. ‘소식’은 우리말로 쓰면 ‘알림’이다. 나는 이를 골랐다. ‘맨지’는 ‘매었는지’이고, ‘우리 녤만’은 ‘울고 갈만’이다. 그렇다. 편지는 기러기의 다리에 묶어서 보낸다. 작가보다 기러기가 왜 더 슬픈가.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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