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 가노라 下直 마라/ 작가 미상
[원본]
가노라 下直 마라 一寸肝腸 다 스노매
그대난 娼妓라 도라 셔면 니자려니
나은 匹夫인 타사로 닛즐 줄이 이시랴.
[역본]
가노라 작별 마라 타는 마음 참 쓰리다
그대는 기생이라 돌아사면 잊겠지만
이 몸은 낮은 남자니 잊을 수가 없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하직’은 ‘먼 길 떠날 때 작별을 고함’을 나타낸다. 그리고 ‘일촌간장’은 ‘한 토막의 간과 창자’인데, ‘애 타는 마음’을 가리킨다. 또, ‘스노매’는 ‘쓰라리다.’라는 뜻이다. “가노라 하고 이별을 말하지 마라, 내가 애가 타서 쓰라리다.”는 작가의 가슴에 와 닿는다. 떠나도 떠난다는 말을 하지 말라니, 참으로 난처한 일이다. 중장을 본다. ‘창기’는 ‘노래와 춤과 몸을 파는 기생’을 말한다. 이런 여자들은 돈만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러니 이 남자 저 남자를 기억할 수 없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니 믿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도 순진한 남자는 이런 여자에게 정을 주고 못 잊어 괴로워한다. 종장으로 간다. ‘필부’는 ‘신분이 낮은 남자’를 말한다는데, 나는 보통 남자로 생각한다. 그런 남자는 순수하다. 돈도 명예도 없으니 그저 주는 게 마음뿐이다. 하기는 기생이라고 모두 헤픈 건 아니다. 비록 몸을 팔더라도 마음만은 지키는 여자도 있다. 그걸 이 사람은 믿고 싶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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