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가다가 올지라도/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1. 30. 06:18

254. 가다가 올지라도/ 작자 미상

 

[원본]

 

가다가 올지라도 오다가 가지미소

뮈다가 괼지라도 괴다가 뮈지마소

世上人事 변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

 

 

 

[역본]

 

가다가 오더라도 오다가 가지 마라

밉다가 좋아해도 좋다가 미워 마라

이 땅에 사람 일 바뀌니 그게 모두 슬프다.

 

 

 

[감상]

 

  초장을 본다. 이는 하나도 풀기에 어려움이 없다. 가다가 온다면 헤어짐이 싫은 사람에겐 더할 너위없이 좋은 일이다. 붙잡아야 할 형편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오다가 돌아간다면 그처럼 서운할 일이 없다. 무엇 때문에 오다가 발길을 돌렸을까? 무엇인가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한 일이 있었던지 모른다. 사람이 사는 동안에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 중장으로 간다. 밉다가 좋아하면 제대로 사람을 알아보았기 때문일 것 같다. 그러나 좋다가 미워하면 그에게 내가 무척 잘못한 일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그러니 섭섭하게 생각하기에 앞서 자기를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종장으로 간다. ‘세상에이 세상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나는 이를 풀어서 그냥 이 땅에리고 했다. 그리고 인사가 변하니사람의 일이란 늘 바뀌니이다. 정말이지, 사람의 일이란 이랬다 저랬다 한다.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가 많다. 특히 사람을 좋아했다가 미워하는 게 참 싫다(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