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 흥흥 노래하고/ 작가 미상
[원본]
흥흥 노래하고 덩덕궁 북을 치고
宮商角徵羽를 마초릿경 하엿더니
어긔고 다 齟齬허니 허허웃고 마노라.
[역본]
콧노래를 부르면서 요란하게 북을 치고
풍류로 다섯 음률 맞추려고 하였더니
어기고 다 어긋나니 그냥 웃고 만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흥흥’은 ‘즐거워서 계속 콧노래를 부르는 소리’를 나타낸다. 콧노래를 부르면서 북을 치는 모양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세상은 즐겁게 살아야 좋으니 콧노래가 나오고 북소리가 거들면 어깨춤도 저절로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하면 그게 무언가. 중장으로 간다. ‘궁상각치우’는 ‘5음의 각 명칭 또는 7음 중의 5명칭’인데, ‘군신민사물’(君臣民事物)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래도 즐거움을 나타낼 때는 음률에 맞추는 게 재격에 맞는다. 그래서 그것에 맞추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게 그리 쉽겠는가. 종장으로 간다. ‘저어하니’는 ‘어긋난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어기고 음률 자체가 어긋나니 별수가 없는 일이다. 그냥 웃고 말 수밖에.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그냥 되는 게 아니다. 그것 또한 수련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아무렇게나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즐거움을 표시할 때도 그 수준이 따른다. 그것이 보기 좋으면 멋있다고 평한다. 그게 안 되면 멋쩍은 웃음을 짓게 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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