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 아해야 그믈 내여/ 작가 미상
[원본]
아해야 그믈 내여 漁船에 시러 노코
덜괸 술 막걸너 주준에 다마 두고
어즈버 배 아직 놓지 마라 달 기다려 가리라.
[역본]
여봐라 그물 내어 고깃배에 실어 놓고
덜 익은 술 마구 걸러 술단지에 담아 두고
아직은 배 풀지 마라 달 기다려 가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여기에 ‘어선’을 ‘어강’(漁舡)이라고 한 문헌도 보인다. 이는 둘 모두 같은 말인데, ‘강’(舡)은 ‘선’(船)의 속자라고 한다. 즉, 둘 모두 ‘고깃배’르 가리킨다. 처음에 고시조에서는 ‘아이야’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ㅇ건 정말로 아이를 부르는 게 아니라, 하나의 습관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여봐라’를 즐겨 쓴다. 누군가에게 하라고 할 때 쓰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중장을 본다. ‘덜괸 술’은 ‘아직 덜 익은 술’을 가리킨다. 담은 지 얼마 안 되어 발효가 덜 된 술이다. 이런 술은 맛이 텁텁하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데 어찌 하겠는가. 그런 술이나마 머구 걸러서 술단지에 담아야 하겠다. ‘주준’은 ‘술통’ 또는 ‘술단지’를 나타낸다. 종장으로 간다. ‘배를 놓다.’는 ‘묶어 놓은 배의 줄을 풀다.’로 볼 수도 있고, ‘배를 물에 띄우다,’라고 볼 수도 있다. 나는 앞의 것으로 보았다. 그물도 싣고 술도 준비해 놓았는데 배를 띄우지 말라는 것인가? 아직 달이 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멋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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