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 가더니 니즌양하여/ 작가 미상
[원본]
가더니 니즌양하여 꿈에도 아니뵈내
현마 님이야 그덧에 니저시랴
내 생각 아쉬운 젼차로 님의 타슬 삼노라.
[역본]
떠나더니 잊은 건가 꿈에서도 안 보이네
설마 하니 임께서야 짧은 동안 잊었으랴
내 생각 아쉬운 까닭에 님의 탓을 삼는다.
[감상]
초장을 본다. ‘니즌양하여’는 ‘잊어버린 모양인 듯’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뜻을 좀 강하게 나타내기 위하여 ‘잊은 건가’라고 해 보았다. 떠넜으면 꿈에라도 나타날 것이지 꿈에도 안 보이니, 아무래도 자기를 잊은 것만 같다는 이야기이다. 참으로 애석하다. 꿈이야 내가 꾸는 것이지 떠난 그 사람이 꾸는 게 아니지 않은가. 내가 오매불망한다면 꿈에 나타날 게 분명하다. 중장을 본다. ‘현마’는 여기에서 ‘설마’로 본다. 그리고 ‘그덧’은 ‘짧은 동안’을 가리키는 말이다. 초장에서는 섭섭함이 크게 드러났지만 중장에 와서는 좀 누그러진 마음으로 떠난 지 얼마 안 된 임인데 잊기야 했겠느냐고 스스로 위안의 마음을 지닌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아쉬운’은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또는 ‘차지 않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젼차’는 ‘전차’라는 말인데, 이는 ‘연유나 그 까닭’의 옛말이라고 한다. 너무나 마음에 차지 않아서 임에게나 그 하소연으로 탓을 삼는단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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