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가더니 니즌양하여/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1. 29. 06:26

250. 가더니 니즌양하여/ 작가 미상

 

[원본]

 

가더니 니즌양하여 꿈에도 아니뵈내

현마 님이야 그덧에 니저시랴

내 생각 아쉬운 젼차로 님의 타슬 삼노라.

 

 

 

[역본]

 

떠나더니 잊은 건가 꿈에서도 안 보이네

설마 하니 임께서야 짧은 동안 잊었으랴

내 생각 아쉬운 까닭에 님의 탓을 삼는다.

 

 

 

[감상]

 

  초장을 본다. ‘니즌양하여잊어버린 모양인 듯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뜻을 좀 강하게 나타내기 위하여 잊은 건가라고 해 보았다. 떠넜으면 꿈에라도 나타날 것이지 꿈에도 안 보이니, 아무래도 자기를 잊은 것만 같다는 이야기이다. 참으로 애석하다. 꿈이야 내가 꾸는 것이지 떠난 그 사람이 꾸는 게 아니지 않은가. 내가 오매불망한다면 꿈에 나타날 게 분명하다. 중장을 본다. ‘현마는 여기에서 설마로 본다. 그리고 그덧짧은 동안을 가리키는 말이다. 초장에서는 섭섭함이 크게 드러났지만 중장에 와서는 좀 누그러진 마음으로 떠난 지 얼마 안 된 임인데 잊기야 했겠느냐고 스스로 위안의 마음을 지닌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아쉬운마음에 흡족하지 않은또는 차지 않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젼차전차라는 말인데, 이는 연유나 그 까닭의 옛말이라고 한다. 너무나 마음에 차지 않아서 임에게나 그 하소연으로 탓을 삼는단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