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귀 밋치 셰여시니/ 작가 미상
[원본]
귀 밋치 셰여시니 남이 늙다 하려니와
내 마음 져믈션졍 남의 말 허믈하랴
곳과 술 죠히 너기기야 엇던 老少 이시리.
[역본]
귀밑 털이 희어지니 늙었다고 말하는데
내 마음 젊을진대 남의 말을 뭐 탓하랴
꽃과 술 좋게 여기기야 늙고 젊음 있을까.
[감상]
초장을 본다. ‘귀 밋치’는 ‘귀밑 털이’라는 뜻으로 본다. 그리고 ‘셰여시니’는 ‘희어졌으니’라는 말이다. 귀밑 털이 희어진 것을 보고 남들이 말하기를 늙었다고 쑤군쑤군한다. 남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관심이 있기 때문일 터이다. 중장을 본다. ‘져믈션졍’은 ‘젊을지언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히려 ‘젊을진대’가 이해하는 데 좋을 성싶다. 내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남의 말을 탓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남의 말은 그저 하기 좋아서 한다. ‘팔려가는 당나귀’라는 동화도 있지 않은가. 남의 말을 듣고 내가 마음을 쓰다가는 패가망신하는 수도 있다. 뭐든지 내 마음의 확신이 필요하다. 종장으로 간다. ‘죠히 너기기야’는 ‘좋게 여기기야’라는 말이다. 그리고 ‘엇던 老少 이시리’는 ‘늙은이와 젊은이 따로 있을까.’라는 뜻이다. 남들이 날 보고 무어라고 하든지 내 마음이 중요한데, 그 말 듣지 말고, 꽃과 술이나 함께 즐기자는 말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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