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 넙엿하쟈 하니/ 작자 미상
[원본]
넙엿하쟈 하니 모난듸 가일셰라
누렷하쟈 하니 남의손대 둘릴셰라
外두렷 內번듯하면 개둘릴줄 있으랴.
[역본]
번듯하게 하자 하니 뾰족한 데 끝장날 거
모두 좋게 하자 하니 남의 손에 휘둘릴 거
겉과 속 둥글고 곧으면 밀어 냄이 있을까.
[김상]
초장을 본다. ‘넙엿하쟈 하니’에서 ‘너볏하다.’는 ‘현대어로 몸가짐이나 행동이 번듯하고 의젓함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모난듸’는 ‘모난 곳에’라는 뜻이고, 즉, ‘말이나 짓 따위가 둥글지 못하고 까다로운 데’라는 의미이다. 또, ‘가일셰라’는 ‘끝이 될세라’나 ‘끝이 될 거라’라는 말이다. 왜 속담에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게 있지 않은가. 바로 그 말을 가리킨다. 중장을 본다. ‘누렷하쟈 하니’는 ‘둥글둥글 살아 나가려고 하니’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남의손대’는 ‘남의 손에게’이고, ‘둘릴셰라’는 ‘휘둘릴세라’ 또는 ‘이용당할 거라’의 뜻을 지닌다. 사람이 둥글둥글 좋아 보이면 이용하려고 덤비는 사람이 많다. 그 이야기이다. 종장으로 간다. ‘外두렷 內번 듯’은 ‘겉으로는 둥글게, 속으로는 분명하게’라는 뜻인데, 곧 외유내강(外柔內剛)을 가리킨다. ‘개둘릴줄’은 ‘꺼리고 척당할 까닭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겉으로는 둥굴둥굴하게 하되, 안으로는 ‘번듯하고 의젓하게 한다는 뜻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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