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넙엿하쟈 하니/ 작자 미상

시조시인 2024. 1. 27. 08:09

246. 넙엿하쟈 하니/ 작자 미상

 

[원본]

 

넙엿하쟈 하니 모난듸 가일셰라

누렷하쟈 하니 남의손대 둘릴셰라

두렷 번듯하면 개둘릴줄 있으랴.

 

 

 

[역본]

 

번듯하게 하자 하니 뾰족한 데 끝장날 거

모두 좋게 하자 하니 남의 손에 휘둘릴 거

겉과 속 둥글고 곧으면 밀어 냄이 있을까.

 

 

 

[김상]

 

  초장을 본다. ‘넙엿하쟈 하니에서 너볏하다.’현대어로 몸가짐이나 행동이 번듯하고 의젓함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모난듸모난 곳에라는 뜻이고, , ‘말이나 짓 따위가 둥글지 못하고 까다로운 데라는 의미이다. , ‘가일셰라끝이 될세라끝이 될 거라라는 말이다. 왜 속담에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게 있지 않은가. 바로 그 말을 가리킨다. 중장을 본다. ‘누렷하쟈 하니둥글둥글 살아 나가려고 하니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남의손대남의 손에게이고, ‘둘릴셰라휘둘릴세라또는 이용당할 거라의 뜻을 지닌다. 사람이 둥글둥글 좋아 보이면 이용하려고 덤비는 사람이 많다. 그 이야기이다. 종장으로 간다. ‘두렷 번 듯겉으로는 둥글게, 속으로는 분명하게라는 뜻인데, 곧 외유내강(外柔內剛)을 가리킨다. ‘개둘릴줄꺼리고 척당할 까닭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겉으로는 둥굴둥굴하게 하되, 안으로는 번듯하고 의젓하게 한다는 뜻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