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 大棗볼 불근가지/ 작가 미상
[원본]
大棗볼 불근가지 에후루혀 흐터 따담고
올밤닉어 벙그러진가지 휘두두려 발나 또 담고
벗모아 草堂으로 드러 가니 술이 풍충청 이세라.
[역본]
대추 볼 붉은 가지 휘어 잡아 훓어 따고
익은 올밤 벌린 가지 두드려서 가려 담고
벗 모아 별채로 가니 넉넉한 술 있구나.
[감상]
초장으로 간다. ‘대조볼’은 ‘대추의 볼’이다. 그리고 ‘불근가지’는 ‘벌겋게 잘 익은 가지’라는 말이다. ‘에후루혀’는 ‘돌려 당겨’ 또는 ‘휘어 잡아’라는 말이다. ‘흐터’는 아무래도 ‘훑어’가 맞을 성싶다. 그게 아주 많이 달린 대추를 딸 때의 모습이다. ‘훑다.’는 ‘알갱이 따위를 떼어내기 위해 다른 물건의 틈에 끼워 잡아당기다.’라는 뜻이다. 중장으로 간다. ‘올밤’은 ‘일찍 익는 밤’이다. ‘벙그러진’은 ‘벌어진’이라는 말인데, 밤송이가 익어서 벌어졌다는 뜻이다. ‘휘두두려’는 ‘두드려서’로 보는 게 좋을 성싶다. ‘발나’는 ‘가려’라는 뜻으로 본다. 초장에서는 대추를 따고 중장에서는 올밤을 따서 담는다. 가을의 풍성한 농촌 풍경이다. ㅇ렇듯 수확물이 많으면 마음도 넉넉해진다. 종장으로 간다. ‘초당’은 ‘초가로 된 사랑채나 별장’을 가리킨다. ‘풍중청’은 ‘풍성하게’라는 말이다. 이를 나는 ‘넉넉한’이라고 했다. 대추도 따고 밤도 땄으니 이제는 벗들을 모아서 즐길 판이다. 별채에는 이미 술이 준비되어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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