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비는 밖에 내리고/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0. 12. 05:00

[워낭 소리] 편

 

         비는 밖에 내리고

 

                                             김 재 황

 

 

임이야 잠자는 날, 비 내려도 주룩주룩

고리버들 가는 가지 쉬고 있던 그 물총새

포르르 내를 건너서 머리맡을 서성댄다.

 

잘박잘박 걸어가면 질경이만 흠뻑 젖고

떨리느니 임 숨소리 길게 뻗친 수달 수염

빗줄기 곧게 세우며 슬금슬금 다가선다.

 

빈 갈대숲 그림자는 첨벙첨벙 노니는데

어느 사이 그 몸 씻고 입술 핥는 청개구리

우르르 천둥이 운다, 내 임 번쩍 눈뜬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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