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미선나무 개화
김 재 황
봄날이 자리 잡고 ‘이제 됐다.’ 하기 전에
무엇이든 알고 싶나, 무엇이든 하고 싶나,
와르르 잔 말마디들 가득 숲에 쏟았다.
봄날이 둥근 가슴 ‘열어 놨다.’ 하기 전에
서러운 게 무엇인지, 차가운 게 무엇인지
사르르 흰 마음조차 풀고 모두 보였다.
뭐 그리 서둔 건지, 뭐 그리 바쁜 건지
그 봄날 귀 세우고 달려 보자 하기 전에
까르르 헤픈 웃음만 남겨 두고 떠났다.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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