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서울

덕수궁에서 만난 나무1

시조시인 2008. 6. 6. 21:21

 (회화나무)

 

♧♧♧

점잖은 회화나무가 두루마기를 입고 있어요


하지만 어떠한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넓게 펼친 소매 푸른 가지 사이로


온갖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어요


여름의 풍성한 그 그늘 밑에 들어서면


초야에 우뚝 선 선비 하나를 만날 수 있어요


상투 틀고 갓 쓴, 당당한 우리의 훈장


엄하면 엄할수록 따르고 싶은 스승이어요


그가 치는 회초리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그의 쩌렁쩌렁한 호령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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