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서울

조계사의 백송과 회화나무

시조시인 2008. 6. 13. 09:53

 

 (조계사 백송)

 

♧♧♧

그대여, 우리도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그 모습도 그 마음도 변해야 돼요


좀더 깨끗하고 좀더 가볍게 변해야 돼요


어린 백송은 연록의 줄기를 지니지만


차차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서


점점 흰 빛이 온 몸에 드러나게 되지요


오랜 세월에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서


몸빛처럼 가벼워진 영혼을 알 수 있어요


그대 또한 그 마음을 가볍게 해야 돼요


눈물겹도록 외로움에 잠긴 이 밤


나에게로 그대 훨훨 날아올 수 있게.

    ---김재황의 감성언어 '나무' 중에서



 

 

 

♧♧♧

점잖은 회화나무가 두루마기를 입고 있어요


하지만 어떠한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넓게 펼친 소매 푸른 가지 사이로


온갖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어요


여름의 풍성한 그 그늘 밑에 들어서면


초야에 우뚝 선 선비 하나를 만날 수 있어요


상투 틀고 갓 쓴, 당당한 우리의 훈장


엄하면 엄할수록 따르고 싶은 스승이어요


그가 치는 회초리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그의 쩌렁쩌렁한 호령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 -김재황의 감성언어 '나무' 중에서 

 

 


'내 사랑,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계사 대웅전  (0) 2008.06.15
이색 영정  (0) 2008.06.15
조계사에서  (0) 2008.06.13
경복궁에서  (0) 2008.06.11
덕수궁 돌담길  (0) 2008.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