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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쥬르, 나폴레옹' 독후감 수정

시조시인 2008. 7. 2. 18:21

 

 

 

 

 

 

 

 

‘봉쥬르 나폴레옹’ 독후감


글 : 김승기



  ‘봉쥬르 나폴레옹’

  나는 요즘 이 책에 푹 빠져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 나처럼 그렇게 푹 빠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은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필자의 구수한 입담에 점점 더 매력을 느끼며 자기 자신도 모르게 그 속으로 침잠해 들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 책 표지를 보는 순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먼저 일었다. 책의 제목은 ‘봉쥬르 나폴레옹’인데, 표지 맨 위에 “우리말 공부를 깊이 있게 도와주는”이라는 문구가 있다. 때문에 옛날 한때 유럽을 주름잡으며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단어는 없다.”는 그 유명한 말을 남긴 저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위인전이 분명할 텐데, 어째서 이런 수식어가 붙었을까 하는 의아심이 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폴레옹의 이야기는 이 책을 재미나게 읽어 내려가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음을. 그리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정작 우리말을 좀더 재미있고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는 것을.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프랑스의 역사 속 인물인 나폴레옹의 일생과 우리말 공부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 연결될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엉뚱한 것이라고 보통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김재황 선생은 구수하고 깔끔한 문체로 나폴레옹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그 이야기의 대목마다 연결되는 여러 가지 우리말에 대하여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며 고사성어에 대한 지식도 넓혀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을 떠 올렸다. 왜냐하면 수업시간 도중에 선생님께서는 수업내용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이야기를 가지고 한참동안 삼천포로 빠졌다가 다시 수업의 본론으로 돌아오면서 “어디까지 했더라?” 고 묻는 경험을 수없이 겪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봉쥬르 나폴레옹’은 바로 내가 학창시절에 경험했던 바로 그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말과 고사성어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지 아니한가. 김재황 선생은 이 책을 쓰면서 어느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방법으로,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할 뿐더러, 우리들로 하여금 우리말과 고사성어에 대한 언어 구사능력을 배가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이 세상은 영문자가 판을 치고, 조기 영어교육이 강조되고 있으며, 순수한 우리말이 자꾸 사라져가고 있다. 더구나 네티즌들이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맞춤법에도 맞지 않는 국적불명의 언어들이 우리의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적절하게 잘 구사하고 있는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고 있는 우리말은 과연 얼마나 될까? 또한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고사성어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얼마 전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의 한자 실력이 어떠한지를 측정하였더니, 자기 아버지의 이름을 한자로 쓸 수 있는 학생이 20%도 안 될 뿐 아니라, 할아버지의 이름을 한자로 쓸 수 있는 사람은 5%도 채 안 며, 더구나 자신의 이름조차도 한자로 쓰지 못한고 있는 학생도 있다는 것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대학생이 이러할진대 어린이들은 오죽하겠는가.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한편에서는 우려와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때에 김재황 선생이 내놓은 책 ‘봉쥬르 나폴레옹’은, 재미있게 들려주는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빌어 우리말과 고사성어를 부담감 없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공부를 도와주는 참고서라 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고사성어에 따른 중국의 역사만 소개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비롯된 속담과 사라져가는 순우리말 대하여 비중 있게 다루어 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왜냐하면 고사성어는 주로 중국의 역사에서 비롯된 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는 학창 시절에 중국의 역사소설인 삼국지를 안 읽으면 지성인이 될 수 없었고, 삼국지를 몇 번이나 읽었는지를 자랑하였으며, 심지어는 삼국지 전체를 달달 외우는 것을 영광으로 알고 지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보잘것없는 중국의 역사를 우리보다도 위대한 것으로 잘못알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우리보다도 짧고 보잘것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지금 한창 동북공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 때, 우리의 역사에서 비롯된 말이나 속담과 사라져가는 순수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어린이와 청소년들로 하여금 왜곡된 우리의 역사에 홀려 있는 마음을 불식시키고, 올바르고 위대한 우리 역사의 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었더라면 더 좋겠다는 욕심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자도 우리 민족이 만들어낸 우리의 문자이며, 한자어도 우리말이지만 말이다.

  따라서, 나는 순우리말 사용하자는 한글 전용 주장자가 아니고 국한문 혼용을 주장하는 사람이지만, 모국어를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쓴 김재황 선생께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더 좋은 책을 집필해 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린다.


‘봉쥬르 나폴레옹’,

어쨌든 이 책이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들까지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보다 재미있고 쉽게 우리말과 고사성어를 익히고, 일상생활에서 자유자재로 우리말을 구사함으로써 더욱 우리말을 사랑하고 가꾸는데 일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많은 독자를 확보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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