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5. 골동품

시조시인 2008. 10. 30. 04:20

                   골동품




                                                       김 재 황


 

  잊혀 가는 표정들을 무늬처럼 새기려고

  눈빛 까만 삭정이에 빨간 불을 붙여 본다.

  가까이 귀를 대어도 밝혀지지 않는 내력.



  부드러운 가락으로 흐르는 듯 빚은 곡선

  실금 같은 이야기가 엷은 미소 묻혀 오고

  갈수록 혼이 이울어 줄을 퉁긴 마음이여.



  겨우 아문 상처께로 숨소리를 따라가면

  물빛 도는 알몸들이 안겼지만 먼먼 촉감

  이제야 이름을 물으며 나는 자꾸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