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4. 임진강에서

시조시인 2008. 10. 29. 06:53

             임진강에서




                                      김 재 황


 

  물바람은 울먹이며 강가에서 서성대고

  겉늙은 갈대꽃이 넋이 나가 흔들려도

  포성에 멍든 역사는 침묵 속을 떠간다.



  서러운 빗줄기를 한데 모아 섞던 강물

  말 잃은 얼굴들은 바닥으로 잠기는데

  세월은 등 푸른 꿈을 연어처럼 키운다.



  감도는 굽이마다 기다란 목줄이 죄어

  내닫는 물길로는 풀지 못할 한이기에

  나루터 빈 배 한 척만 그 가슴이 썩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