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에서
김 재 황
물바람은 울먹이며 강가에서 서성대고
겉늙은 갈대꽃이 넋이 나가 흔들려도
포성에 멍든 역사는 침묵 속을 떠간다.
서러운 빗줄기를 한데 모아 섞던 강물
말 잃은 얼굴들은 바닥으로 잠기는데
세월은 등 푸른 꿈을 연어처럼 키운다.
감도는 굽이마다 기다란 목줄이 죄어
내닫는 물길로는 풀지 못할 한이기에
나루터 빈 배 한 척만 그 가슴이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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