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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반기를 든 자들을 하루 빨리 발본색원하여 아퀴를 지어야 나라가 안정되고, 그 국면을 타개하지 않고는 백년대계를 세울 수 없습니다. ‘발본색원’(拔本塞源)은 ‘뿌리째 뽑아 버리고 원인을 막아 버린다.’는 뜻으로, ‘폐단의 근원을 아주 뽑아서 없애 버리는 것’을 이릅니다. 그리고 ‘아퀴를 짓는다.’는 ‘어떤 일을 끝내어 확실하게 맺는다.’ 또는 ‘진행하던 일의 끝매듭을 짓거나 어떤 일의 가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이 뜻은 ‘바느질을 할 때에 끝매듭을 짓는 일’이었답니다. 또 ‘국면’(局面)은 ‘지금 현재의 당면 형세나 일이 되어가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인데, 원래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의 판국이나 승부의 형세’를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백년대계’(百年大計)는 ‘먼 장래를 내다보고 세우는 계획’이지요. 글자를 바꾸어서 ‘백년지계’(百年之計)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탁상공론만 일삼고 있던 정부 사람들은, 반란군의 소식에 크게 놀라서 급히 모임을 갖고 대책을 의논했습니다. ‘탁상공론’(卓上空論)은 ‘실현성이 없는 헛된 이론’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반란군의 수는 줄잡아 3만 명이나 되었으나, 정부군은 고작 5천 명에 불과했습니다. ‘줄잡아’는 ‘실제 표준보다 줄여서 생각해 본다.’라는 뜻입니다. ‘줄여’와 ‘잡다’가 합쳐진 말이지요. 그리고 ‘고작’은 ‘기껏’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원래 ‘고작’은 ‘상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었답니다.
이래가지고는, 정부 쪽이 지는 게 명약관화하였습니다. ‘명약관화’(明若觀火)는 ‘불을 보듯이 명백함’을 이릅니다. 그러니 진퇴유곡이고 진퇴양난이었지요. ‘진퇴유곡’(進退維谷)은 ‘진퇴할 길이 끊어져서 어찌할 수 없음’을 뜻하고, ‘진퇴양난’(進退兩難)은 ‘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는 처지’를 말합니다.
모두들 궁지에 빠져서 암중모색만 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나서서 말했습니다. ‘궁지’(窮地)는 ‘살아갈 길이 막연하거나 매우 어려운 일을 당한 처지’를 이릅니다. 그리고 ‘암중모색’(暗中摸索)은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으며 물건을 찾는다.’는 뜻으로, ‘확실한 방법을 모르는 채로 이리저리 시도해 봄’을 나타냅니다.
“나폴레옹에게 부탁해 봅시다. 툴롱의 싸움에서 큰 공적을 세운 나폴레옹에게는 반드시 좋은 방법이 있을 겁니다.”
그 곳의 여러 사람들은 만장일치로 그 말에 찬동했습니다. ‘만장일치’(滿場一致)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의견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꼭 맞음’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서둘러서 나폴레옹을 불러오게 하였습니다.
프랑스 정부의 높은 관리들은, 젊은 장군인 나폴레옹에게 저마다 한 마디씩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이 폭동을 진압할 사람은 자네밖에 없네.”
“아무쪼록 프랑스를 위해 힘을 다해 주게.”
나폴레옹에게 겨우 폭동진압이라니요? 이를 두고, 우도할계라고 하는 게 아닐까요? ‘우도할계’(牛刀割鷄)란,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이고, ‘작은 일을 하는 데 어울리지 않게 거창스레 벌이거나 큰 연장을 씀’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 일은 어딘지 께름칙한 면이 있었습니다. ‘께름칙하다’는 ‘매우 꺼림하다.’이고, ‘꺼림하다.’는 ‘피하고 싶거나 싫은 느낌이 있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나폴레옹은 심사숙고했습니다. ‘심사숙고’(深思熟考)는 ‘깊이 생각함, 또는 그 생각’을 이릅니다. 글자를 약간 달리하여 이르는 말로는, ‘심사묵고’(深思黙考)와 ‘심사숙려’(深思熟慮)가 있습니다. (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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