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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오래 끌 것도 없었습니다. 약 2시간 만에 모든 상황이 끝났습니다. 정부 사람들은 새삼스럽게 나폴레옹의 솜씨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혀를 내두르다.’는 ‘매우 놀라거나 감탄하여 미처 말을 하지 못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로써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여러 사람들로부터 각광을 받게 되었습니다. ‘각광’(脚光)은 ‘사회적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는 일이나 관심을 받게 되는 것’ 등을 가리킵니다. 원래 ‘각광’은 무대의 전면 아래쪽에서 배우를 비춰 주는 광선(foot light)을 가리키던 용어입니다. 그러므로 ‘각광’을 받게 되는 배우는 다른 배우와 확연히 구별될 정도로 돋보이게 됩니다. 이 일로 하여, 나폴레옹은 프랑스군의 총사령관이 되었습니다.
그런 소동이 있은 후, 나폴레옹은 정부의 주요 관리들과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무도회라든가 연회에도 자주 초대되었습니다. ‘무도회’(舞蹈會)는 ‘여러 사람이 춤을 추면서 사귐을 갖는 모임’을 말합니다. 외래어로는 ‘댄스 파티’(dance party)라고 합니다. 그리고 ‘연회’(宴會)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즐기는 모임’을 가리킵니다.
어느 날, 나폴레옹은 ‘발라’라고 하는 정부의 높은 사람에게 초대되어 사교 연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초대’(招待)는 ‘남을 청하여 대접함’을 이르고, ‘사교’(社交)는 ‘사회생활에서 사람끼리의 사귐’을 뜻합니다. 식사할 때, 나폴레옹의 옆자리에는 한 여인이 앉게 되었습니다. 침어낙안의 여자는 아니었지만, 첫인상이 좋은 여자였습니다. ‘침어낙안’(沈魚落雁)은 ‘물고기가 숨고 기러기가 떨어진다.’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형용하는 말입니다.
그 외에도 아름다운 여인을 뜻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예로 들지요. ‘녹빈홍안’(綠鬢紅顔)은 ‘윤이 나는 검은 귀밑머리와 아름다운 얼굴’이라는 뜻으로 ‘젊은 여자’의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이고, ‘단순호치’(丹脣皓齒)는 ‘붉은 입술과 하얀 이’라는 뜻으로 ‘여자의 썩 아름다운 얼굴’을 가리키는 말이며, ‘화용월태’(花容月態)는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라는 뜻으로 ‘미인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또, ‘해어화’(解語花)는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미인’(美人)을 달리 이르는 말입니다. 그 밖에 ‘절세가인’(絶世佳人)은 ‘이 세상에서 비길 사람이 없을 만큼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말하고, ‘경국지색’(傾國之色)은 ‘임금이 혹하여 국정을 게으르게 함으로써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 정도’의 ‘썩 뛰어난 미녀’를 이릅니다.
그리고 ‘첫인상(-印象)’은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첫눈에 느끼는, 외래의 사물이 사람의 마음에 주는 감각’을 뜻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본의 아니게 맞선을 보는 셈이 되었고, 꼼짝없이 ‘발라’라는 사람은 중매쟁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맞선’이란, ‘남녀가 결혼을 위하여 당사자들끼리 직접 만나 보는 일’을 이릅니다. 이를 그냥 ‘선(先)보다’라고도 표현합니다. 이는, 혼인할 당사자들끼리 가까운 친척이나 어른의 소개로 ‘상대방을 첫 대면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말의 본뜻은, 글자 그대로 ‘먼저 본다.’입니다. 옛날에 혼인하기에 앞서 양가 부모들이 먼저 신랑이 될 사람이나 신부가 될 사람의 인물됨을 살펴보았던 데서 유래합니다. 선보게 될 때, 대개는 결혼이 이루어지지만, 경우에 따라서 퇴짜놓거나 퇴짜맞기도 합니다. ‘퇴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지 못하거나 마음에 안 들어서 거부당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사람이나 물건에 두루 쓰이지요. 물리치는 쪽에서는 ‘퇴짜놓다.’라고 하며, 물리침을 당하는 쪽에서는 ‘퇴짜맞다.’라고 표현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조정으로 올려 보내는 물건들을 점고했었지요. 이 때, 물건의 질이 낮아서 도저히 위로 올려 보낼 수 없으면 그 물건에 ‘퇴’(退)라는 글자를 찍거나 써서 다시 물리게 했답니다. 그러므로 ‘퇴짜’는 ‘퇴라고 찍는 글자’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중매쟁이’는 ‘혼인을 중매하는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말입니다. (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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