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나폴레옹

(70) 마침내 장군이 되다

시조시인 2008. 11. 3. 22:05

(70)

  나폴레옹은 그 큰 공적을 프랑스로부터 인정받았습니다. 그 결과로, 대위에서 무려 4계급이나 위인 소장이 되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그는 풍운지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풍운지회’(風雲之會)는 ‘영웅호걸이 때를 얻어서 뜻을 이룰 좋은 기회’를 말합니다.

코르시카 어린이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프랑스로 들어와서 수만 명의 병사들을 호령하는 장군이 되었으니, 이만하면 입신출세를 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입신출세’(立身出世)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유명해짐’을 말합니다. 이와 비슷한 뜻을 지닌 ‘입신양명’(立身揚名)도 있습니다. 이는, ‘입신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림’을 말하지요. 그러나 그는 이 일로 만족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시작에 불과했지요.

그러면 여기에서 장군의 덕목을 잠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군의 이상적인 인격은, ‘지모’와 ‘신망’과 ‘인애’와 ‘용기’와 ‘위엄’ 등을 구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세와 사리를 판단하고 거기에 대처하는 탁월한 계책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폴레옹이 카르토 장군과 만났을 때에 이미 밝혀졌습니다. ‘신망’(信望)은 ‘믿음과 덕망’을 이릅니다.

장수된 자는 모름지기 그의 명령이 신중해야 하고, 단호하며, 한 번 내린 명령은 움직이지 말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행동이 태산처럼 든든하고 믿음성이 있어야 하지요. 이 점에 있어서도, 처음 계획대로 조금의 착오도 없이 적을 공격하여 무찌름으로써 충분히 나타내었다고 봅니다. 사병들이 나폴레옹의 명령에 손과 발처럼 움직였습니다. 그가 신망을 얻지 못했다면, 언감생심으로 그게 가능하기나 했겠습니까? ‘언감생심’(焉敢生心)은 ‘어찌 감히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으랴.’는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달리, 안감생심‘(安敢生心)이라고도 합니다.

‘인애’(仁愛)라 함은, 인자하고 부하를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기율과 명령만으로는 군사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쳐지게 만들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가장 강력하게 잇는 데에는 진심과 진심이 맞닿아야 합니다. 이미, 나폴레옹은 전사한 전우를 대신하여 그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그 진심을 여러 병사들에게 내보였습니다. 그에 따라 병사들도 진심 어린 충성으로 싸움에 임했습니다. ‘용기’(勇氣)는 ‘일을 결단하고 감행하는 용감한 기운’이라는 뜻입니다. 용감한 기운이야말로, 전쟁의 승리를 결정짓는 요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용기는, 장수가 용감하지 않고는, 병졸들에게서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 덕목은, 나폴레옹을 빼놓고는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적을 공격하다가 말에서 떨어진 후, 적군의 기습으로 무릎을 창에 찔렸으면서도, 그는 벌떡 일어나서 적군을 단칼에 베어 버렸습니다. 이만한 용기라면, 장군이 되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위엄’(威嚴)은 ‘두렵고 엄숙한 것’을 이릅니다. 장수의 말과 행동은 위엄이 있어야 합니다. 군사들에게 가볍게 보이거나 쉽게 여기게 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므로 장수는 항상 의젓하고 엄숙하고 두려운 존재로 있어야 합니다. 요즘에 흔히 쓰는 말로, ‘카리스마’가 있어야 된다는 뜻이겠지요. 카리스마(charisma)는 ‘초인적인 능력’을 이릅니다. 이는, 나폴레옹이 말 위에 앉아서 칼을 머리 위로 번쩍 쳐든 채로 “앞으로, 앞으로!”하고 뇌성벽력 같은 고함을 치는 모습에서 누구든지 쉽게 느낄 수 있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이렇듯 나폴레옹은 앞에서 설명한 어느 면으로 보나 ‘장군감’이 틀림없었습니다.(김재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