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길을 걸으며
김 재 황
물소리가 열고 있는 11월 초순 실개천 길
빈 바랑 달랑 지고 휘적휘적 걷노라니
사르르 단풍 그림자 내 마음을 풀고 간다.
참나무도 어울려서 노릇노릇 물드는데
봉우리에 눈 가리고 높이 솟은 서울 타워
푸르르 산새 한 마리 내 가슴에 날아든다.
아, 아름답다, 저 단풍!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질세라 그 빛깔을 자랑한다.
어라, 여기 시초도 있네!
젊은 남녀가 걸어가는 모습! 그 가슴에 사랑의 꽃이 만발하리라!
세덤이라니, 내년 봄에 다시 와서 살펴보아야 하겠다.
길이 아주 푹신푹신하다. 걷는 감촉이 아주 좋다.
저 멀리 서울 타워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렇다, 낯 가리고 솟아 있다.
그 꽃이 아름답다. 수선화 종류인가?
점입가경이라고 하였던가? 길을 걸을수록 단풍 길이 이름답게 펼쳐진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 풍경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나무 들이 정에 못 이겨, 온갖 만물을 손짓해 부르고 있는 듯싶다.
옆의 샛길이 나를 유혹한다. 이리 내려와 보라고----.
꽃들마저도 단풍에 그 아름다움을 잃는다.
비둘기 내 앞으로 다가온다. 무슨 이야기를 전하려는고?
작은 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고 있다. 이 물소리가 나를 인도했다.
등과 어울려서 한껏 단풍이 정취를 나타낸다.
여기서 만나는 시 한 편, 파초우! 내 가슴이 마냥 출렁거린다.
아름다운 이 길을 사람들은 그냥 두지 않는다. 무슨 현수막이 저리 많이 내걸렸는가?
'내 사랑,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산 실개천산책로 탐방(5) (0) | 2010.11.07 |
---|---|
남산 실개천산책로 탐방(4) (0) | 2010.11.07 |
남산 실개천산책로 탐방(2) (0) | 2010.11.07 |
남산 실개천산책로 탐방(1) (0) | 2010.11.06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0) | 2010.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