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言寶典』이 출판되다
경남 함양 출신 남송(南松) 이인호(李寅鎬) 편역으로 ‘金言寶典금언보전’이라는 이름으로 신 명심보감 같은 책이 신세림출판사(발행인 이혜숙)에서 지난 11월에 출판되었다.
이 책은, 편역자가 20대부터 80대 초반까지 만 50년 이상의 세월에 걸쳐 중국 고전들을 읽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도덕 등 제 분야에 걸쳐 교훈이 되고 새기어 볼만한 구절들을 직접 5000여 항목 이상 가려 뽑아, 원문을 소개하고, 직역 해설하고, 출전을 일일이 밝혀 놓은 소위 금언 모음 사전(事典)이다.
46배판 1150쪽으로, ①사람, ②인륜도덕 및 인품, ③교육 문화 예술 및 언론, ④경제 및 사회생활, ⑤자연환경과 인간관계, ⑥정치 등 크게 여섯 분야로 나누었고, 다시 제1편인 ‘사람’ 편은 사람의 자질 생활 및 환경, 가족 가정 및 그 구성원, 심성 감성 및 성질, 재지 및 경험, 태도 자세 품행, 길흉화복 등으로, 제2편인 ‘인륜 도덕 및 인품’ 편은 인륜도덕, 인품 등으로, 제3편인 ‘교육 문화 예술 및 언론’ 편은 교학, 스승 학자 학문, 수신 수양 면학, 문자 서책 문학, 문화 서예 회화 음악, 언론 등으로, 제4편인 ‘경제 및 사회생활’ 편은 경제 및 경제생활, 사업, 사회생활 등으로, 제5편인 ‘자연환경과 인간관계’ 편은 사물의 근원 근본과 말단, 사물의 본성, 자연의 변화, 자연의 세와 용도 등으로, 제6편인 ‘정치’ 편은 국가 통치의 도와 정치, 국가와 통치해위, 국가 통치의 수단, 통치자와 보좌인 백성과의 관계, 국가의 안위와 흥망성쇠 등으로 각각 세분되어 있다.
편역자가 읽고 발췌한 중국고전이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져 있는 사서삼경을 비롯하여 수많은 중국 사상가들의 저서, 역사서, 진・한・수・당・송・원・명・청대의 인물전, 비문(碑文), 시집(詩集) 등을 포함하며, 심지어는 삼국지, 수호전, 제갈량 출사표 등과 가훈, 고사성어집 채근담 등까지도 두루 포함시키고 있어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편역자가 명문을 발췌한 고전 목록을 작성해 놓지는 않았지만 그 책들과 원문을 일일이 밝혀 놓고 있기에 객관적 신뢰도 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 가지 아쉽고 안타까운 점은, 종이에 쓴 원고를 출판사에서 입력하는 데에만도 약 1년이란 시간이 걸렸으며, 2차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편역자이신 이인호 선생께서 돌연 타계하시어 이 책의 완간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족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만 2년 만에 출판되어 나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짜임새는, 아래 예문에서 보듯이, 제일 먼저 명구(名句)가 한자(漢字)로 소개되고, 그 다음 직역한 문장과 간단한 해설이 한글로써 곁들여진다. 그리고 명구를 가려 뽑은 고전의 책명과 해당 문장이, 그리고 유사한 내용이 있는 다른 책명과 관련 내용이 실린 구절까지 작은 글씨로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짜임새로 명구 내지 명문장이 무려 5,000여 개 이상이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본문 짜임새를 확인할 수 있는 예문]
人惟求舊, 器非求舊, 惟新. ←편역자가 발췌한 명구
사람은 옛 사람을 구하나, 그릇은 헌 것을 구하지 않고 오로지 새 것을 구한다. 나라에서 사람을 쓸 때는 고사(古事)에 익숙하고 정사에 통달한 세신구가(世臣舊家)의 사람을 구할 것이고, 그릇을 구할 때는 될 수 있는 한 새 것을 택한다는 것. / 사람이 교제를 함에 있어서는 옛날에 서로 알았거나 서로 칭했던 사람이 좋고, 사용할 기물은 새로운 것이 좋다는 말. =人惟舊, 器惟新.→人惟求舊. ←편역자의 직역과 해설
[書經ㆍ商書ㆍ盤庚上] 遲任有言曰, ○○○○, ○○○○, ○○.
[晏子春秋ㆍ雜上] 晏子稱曰, 衣莫若新, 人莫若故.
[漢 王符ㆍ潛夫論ㆍ交際] 語曰, 人惟舊, 器惟新. 皆弟世流, 朋友世親. 此交際之理, 人之情也.
↑편역자가 밝힌 명구의 출전과 원문
이미 고인(故人)이 되셨지만 이인호 선생께 그간의 노고와 집념에 대해서 삼가 경의를 표하며, 원하는 책 『金言寶典』이 약속 기일 안에 발행되었음을 알리나이다. 나는 정세봉 연변소설가학회장과 함께 원고를 입력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문학 창작활동을 하는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방대한 양의 중국 고전들을 섭렵하시고, 오늘을 사는 우리 삶의 지침이 될 만한 명구 명문장들을 가려 뽑아 직접 해석해 온 남송 이인호 선생의 편저 『金言寶典』을 집에 놓고 틈틈이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2013년 12월 04일
시인 겸 문학평론가 이시환
'알림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완주 수필집 '어느 따뜻한 오후의 농담' (0) | 2014.02.19 |
---|---|
축! 녹색문학 제3호 (0) | 2013.12.26 |
한글날에 (0) | 2013.10.09 |
이난호 에세이 '글 쏟아질라' (0) | 2013.07.17 |
[스크랩] 김재황 저 `시화(詩話) 소개 (0) | 2013.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