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

소나기 목욕/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1. 20. 11:31

         소나기 목욕

                          김 재 황



세찬 빗발 속에
서 있는 플라타너스를 보고 있자니

어릴 적에 버짐 핀 얼굴로 
‘소나기 목욕’을 하던 일이 떠오르네.

벌거벗고 마당 한가운데로 나가
그저 서 있기만 하면
소나기가 알아서 몸을 다 씻겨 주었지.
우리는 간지러움에 낄낄거렸네.

저 플라타너스도
그때 그 재미 알고 있을까.
버짐 핀 몸뚱이를 보고 있자니.
                       (2001년)

'대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 김 재 황  (0) 2022.01.22
사랑놀이/ 김 재 황  (0) 2022.01.21
고추와 농부/ 김 재 황  (0) 2022.01.20
못생긴 모과/ 김 재 황  (0) 2022.01.19
너와집처럼/ 김 재 황  (0)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