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

함께 거니는 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2. 6. 07:50

       함께 거니는 이

                             김 재 황


눈이 내리는 날을 골라서
혼자 산으로 간다.

쌓인 눈 속에 고요가
작은 떡잎을 조용히 내밀고 있는 곳

잠들지 않고 서 있는
키 큰 먼나무 곁으로 간다.

흰옷을 몸에 걸치고 
그 나무와 함께 거니는 이는 누구인지

나는 서둘러 산을 오르지만
그는 이미 떠나고 없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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