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동산
김 재 황
얽히는 마음이라 풀고 나면 높아지고
푸름을 따라가서 비질하는 가을 언덕
쓸고서 다시 닦으면 하룻날이 열린다.
배고픈 새들이야 쪼았으나 아침 자락
몸으로 비비다가 해를 멀리 밀었는지
웃으며 이야기해도 흰 머리가 날린다.
물빛은 일찌감치 들 밖으로 떠났는데
잎들이 꼿꼿하게 일어서서 찌른 거기
놀라니 구름 살결이 서산으로 쏠린다.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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