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타기
김 재 황
안개를 꼭 껴안고 쥘부채는 펄럭이며
자리가 기다란데 바람 타고 앉았다가
높직이 몸을 날려서 하늘까지 엿본다.
가볍게 솟구쳐도 날개 없는 겨드랑이
두견새 그 울음이 핏빛으로 쏟아지면
마지막 가난한 꿈을 불꽃에다 던진다.
갈 길이 손짓하니 발걸음을 옮기는데
어둠을 재우느라 팽팽해진 외줄 위로
끝까지 넋을 얹고서 춤사위를 보탠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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