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이고 봄 온다
김 재 황
얼마나 기다려 온 임이 오는 걸음인가,
밟히면 타질세라 긴 남치마 살짝 들고
저 혼자 푸른 들판을 사뿐사뿐 흐른다.
입술은 조금 젖고 그 목소린 나직하며
꾸미지 않았어도 아주 예쁜 임의 자태
바람결 엷은 풋내로 들 그림을 채운다.
볼 붉은 수줍음에 옷고름을 입에 물면
눈시울 젖고 나서 반가움은 또 뜨는데
봄 가득 머리에 이고 찰랑찰랑 걷는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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