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

안으려고 한다/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28. 12:38

        안으려고 한다

                               김 재 황




여태껏 지녔던 것 모두 버리고
너 하나만을 가슴에 껴안으려고 한다,
붉은 향기로 말하고
매콤한 빛깔로 손짓하는 장미여
너는 나를 멀리하려는 듯
짐짓 억센 가시를 내보이고 있으나
네 몸짓이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누가 네 앞에서 기를 펼 수 있겠는가
이 모정의 땅에서 걸어 나와
저 믿음의 하늘로 날 인도하는
신비스러운 그 원색의 속삭임
결코 나는 꿈에서도 너를 잊을 수 없다,
이제는 네 곁으로 다가가
그저 마주 서 있기만 하여도
온 우주가 내 품에서 기우뚱거리는데,
그게 사랑의 멀미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네 안에 구원이 있음을 안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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