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매화 핀 비원에서
김 재 황
가지 끝 버는 아픔 지그시 입술을 물듯
주워 든 햇살 하나로 여린 뺨을 데워 내면
영춘루 가득한 꿈에 먼 역사가 살아난다.
바람만 도는 궁궐 긴 곤룡포 끌렸어도
시린 꽃 한숨이야 이슬 젖어 흐르는데
옥류천 열린 물길에 돋은 비늘 가렵구나.
하늘 밑 이른 슬픔 슬며시 응어릴 풀고
그 속살로 피운 향에 눈이 매운 서녘 노을
영화당 나른한 뜰은 마냥 꿈을 엮고 있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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