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눈마자 휘어진 대를/ 원천석

시조시인 2023. 12. 15. 22:37

2. 눈마자 휘어진 대를/ 원천석

 

 

[원본]

 

눈마자 휘어진 대를 뉘라셔 굽다탄고

구블 이면 눈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歲寒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역본]

 

눈으로 휜 대나무 굽었단 말 누가 하나,

굽게 될 절개라면 눈 속에서 푸를 건가,

추위를 이길 그 뜻은 너뿐일 것 같구나.

 

 

 

[감상]

 

  원천석(元天錫)1330에 태어났고 떠난 해는 모른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걸친 학자이자 문인이다. 본관은 원주(原州), ()자정’(子正)이고 호()운곡’(耘谷)이며, 문장과 학문이 뛰어났으나 벼슬자리에 한 번도 나가지 않고 고향에 묻혀 살았다. 치악산으로 들어가서 살았다고도 한다. 조선조 태종이 여러 번 불렀으나 나가지 않고 태종이 즉위하고 나서야 백의(白衣)로 임금을 만났다고 한다. 야사(野史) 6권을 저술하였으나 국사와 저촉됨이 있어 소각하였다는 말이 전한다.

  이 작품에서 은 새 왕조에 협력하라는 압력을 나타내고 휘어진 대절개를 지키는 고충을 나타낸다고 본다. 그래서 절개를 잃었다면 어찌 그 빛깔이 푸른 채로 남아 있겠느냐라고 반문한다. 세한고절(歲寒孤節)한겨울 추위에도 이겨내 낼 것 같은 절개를 나타낸다. 이는, 고려 왕조에 대한 지은이 자신의 굳센 절개를 가리키는 것 같다. 말하자면, 대나무로 원천석 자신이 스스로를 표현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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