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손에 가시를 들고/ 우탁
[원본]
한손에 가시를 들고 또 한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白髮 막대로 치랴터니
백발이 제 몬져 알고 즈럼길로 오더라.
[역본]
한 손에 가시 들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찔러 막고 오는 흰 털 치려는데
흰 머리 저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는구나.
[감상]
우탁(禹倬 1263~ 1342)은 고려 후기의 학자로, 자(字)는 ‘천장’(天章) 또는 ‘탁보’(卓甫)이고, 호(號)는 ‘백운’(白雲) ‘단암’(丹巖) ‘역동선생’(易東先生) 등이다. 1278년 향공진사(鄕貢進士)가 되었고, 그 후에 과거에 급제하여 영해사록(寧海司錄)이 되었는데 팔령신(八鈴神)에 매달리는 폐해가 심하여 신사를 철폐했다고 한다. 1308년 감찰규정이 되었고 낙향했다가 성균제주(成均祭酒)로 일했다고 한다. 합리적이고 사변적이며 유학의 기본 소양을 갖춤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 작품에서 ‘가시’는 ‘가시가 돋쳐 있는 나뭇가지’를 말하는데, 이를테면 탱자나무 가지 같은 것. 그리고 ‘막대’는 ‘막대기’를 줄여서 말했다고 본다. ‘치랴터니’는 ‘치려고 했더니’를 줄여서 말한 것. 나는 이를 4,4조(調)로 하기 위해 ‘치려는데’로 풀었다. ‘제’는 ‘자기가’라는 뜻이고 ‘몬져’는 ‘먼저’라는 뜻이다. 그리고 ‘즈럼길’은 고어로 ‘즈름길’ 곧 ‘지름길’을 나타내고, 한문으로는 ‘첩경’(捷徑)이라고 말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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