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江湖에 봄이 드니/ 황희
[원본]
江湖에 봄이 드니 이몸이 일이 하다
나는 그믈 깁고 아해는 밧츨가니
뒷 뫼헤 엄긴 藥을 언제캐랴 하느니.
[역본]
들녘에 봄이 오니 내가 할 일 아주 많다,
내 자신은 그물 깁고 집 아이는 밭을 가니
뒷산에 싹 긴 약초는 언제 캐게 될 것인가.
[감상]
황희(黃喜 1363~ 1452)는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자(字)는 ‘구부’(懼夫)이고 호(號)는 ‘방촌’(厖村)이라고 한다. 그는 고려 말에 과거에 급제하여 ‘성균관 학관’이 되었으나, 고려가 망한 후에는 벼슬을 버리고 두문동(杜門洞)에 은둔했는데, 고려의 충신들의 권유로 조선 왕조로 나가게 되었다고 전한다. 세종이 가장 신임 하는 재상으로 명성이 높았으며, 18년 동안 영의정 자리에 있으면서 큰 업적을 남겼다. 관직을 물러난 뒤에는 원로대신으로서 극가 대사에 관여하였다. ‘방촌집’이 전한다.
작품에서 ‘江湖’는 ‘강과 호수가 있는 곳’으로 곧 ‘자연’을 일컫는 말이라고 본다. 나는 이를 그냥 ‘들녘’이라고 풀었다. 그리고 ‘일이 하다’는 ‘일이 많음’을 뜻한다. 또, ‘아해’는 ‘아이’를 가리키는데 여기에서는 ‘젊은 사람’ 또는 ‘일꾼’ 등으로 보아도 좋을 듯싶다. ‘뒷 뫼헤’는 ‘뒷 뫼에’이고 ‘뒷산에’ 정도로 풀어도 괜찮을 성싶다. ‘엄’은 ‘움’을 가리키는데, 즉 ‘초목의 새로 돋아나온 어린 싹’을 지칭하는 말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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