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반되불이 되다/ 신흠
[원본]
반되불이 되다 반되지 웨 불일소냐
돌히 별이 되다 돌이지 웨 별일소냐
불인가 별인가 하니 그를 몰라 하노라.
[역본]
반디가 불을 켜도 반디지 왜 불이겠나
돌맹이가 별로 떠도 돌이지 왜 별이겠나
말하길 불인가 별인가 그 말들을 모른다.
[감상]
신흠(申欽 1566~1628)은 조선 중기의 문인인데, 본관은 평산(平山), 자(字)는 ‘경숙’(敬叔)이고 호(號)는 ‘상촌’(象村) ‘현헌’(玄軒) ‘방옹’(放翁) 등이다. 여러 관직을 거친 후에, 1623년 인조의 즉위와 함께 이조판서 겸 홍문관의 대제학에 중용되었고, 우의정에 발탁되었으며, 1627년에 정묘호란이 일어나자 좌의정으로 세자를 수행하고 같은 해 9월에 영의정에 올랐는데, 그 다음 해에 숨을 거두었다고 전한다.
초장을 본다. 반디가 꽁무니에 불을 켜고 날아다닌다고 하여 그게 어찌 불이겠느냐고 묻는다. 불이 아니고 그저 ‘반디’일 뿐이라는 말이다. 사람이 아무리 기발한 행동을 한다고 해도 신선이 될 수 없듯이 말이다. 중장을 본다. 이 말을 다시 한번 다지고 있다. 돌맹이가 아무리 빛을 내고 떠도 그저 돌맹이일 뿐이라는 말이다. 종장을 본다. 그 근본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은 말들이 많다. 그게 바로 사람의 생리인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그 말들에 대하여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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