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한 밤듕 혼자 이러/ 이 정 환
[원본]
한 밤듕 혼자 이러 뭇노라 이내 꿈아
萬里遼陽을 어내닷 단녀온고
반갑다 鶴駕仙容을 친히 뵌 듯 하여라.
[역본]
밤중에 홀로 깨어 묻는다네 이 내 꿈아
머나먼 그 심양을 어느 사이 다녀왔나
반갑다 세자와 대군 친히 뵌 듯 여기네.
[감상]
이정환(李廷煥1613~ 1673)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다. 자(字)는 ‘휘원’(輝遠)이고 호(號)는 ‘송암’(松岩)이다. 1633년 생원시에 합격. 병자호란 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는데, 그 슬픔을 읊은 게 이 시조라고 한다. 그는 그 후 벼슬을 버리고 시인으로 일생을 보냈다고 전한다. 부모가 돌아가시자 6년 동안 묘를 지켰고 그 일이 조정에 알려져서 숙종 때에는 정문(旌門)이 세워졌다고 한다.
이는, ‘비가’(悲歌) 10수 중 첫째 작품이다. 초장을 본다. 무슨 꿈을 꾸었던 모양이다. 그 꿈 내용이 무엇인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중장으로 간다. ‘만리요양’은 ‘청나라 심양’을 가리킨다. 그 곳을 어느 사이에 다녀왔는가를 묻는다. 누가를 보았기에? 심상치 않다. 이제 종장을 본다. ‘학가선용’에서 ‘학가’는 ‘세자가 탄 수레 또는 세자’를 가리킨다. 그래서 ‘선용’은 ‘세자’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여기에서는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말한다고 한다. 인질로 간 아픔이 짙게 배어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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