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半時인들 글려 보며/ 호 석 균

시조시인 2023. 12. 23. 07:26

74. 半時인들 글려 보며/ 호 석 균

 

[원본]

 

半時인들 글려 보며 一刻인들 이졋스랴

春江細雨中鴛鴦새도 우셔드니

孤枕冷淚을 님이 어이 알이요.

 

 

 

[역본]

 

잠시인들 그려 보며 잠깐인들 잊었겠나

봄철 강 내린 실비 저 원앙도 울었듯이

한밤중 외론 잠자리를 임이 어이 알겠나.

 

 

 

[감상]

 

  호석균(扈錫均)는 풍류를 즐기던 선비라고 한다. 태어난 해와 이 세상을 떠난 해는 모른다. 다만, 그의 호()수죽재’(壽竹齋)이며, 박효관이나 안민영과 함께 운애산방(雲崖山房: 흥선대원군의 후원을 받아서 필운대에 만든 장소)에 출입하던 가객(歌客)이라고 한다. , 중년이 되어서 입산수도한 승려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초장을 본다. ‘반시일각이 모두 아주 짧은 동안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잠시잠깐으로 풀기로 했다. 언제나 잊지 않고 늘 마음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중장으로 간다. 사랑을 속삭일 봄철인데 강에 실비가 내리면 원앙이도 슬퍼서 운다고 했다. 어찌 안 그렇겠나? 금슬 좋은 그 원앙새의 슬픔을 알 것 같다. ‘춘강세우중봄철에 내리는 가랑비를 말한다. 내 맘에 을씨년스럽게 다가온다. 이제 종장을 본다. ‘고침냉루차가운 밤의 외로운 잠자리를 말한다. 그 외로움을 멀리 있는 임은 알 리가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