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石榴꽃 다 盡하고/ 작가 미상
[원본]
石榴꽃 다 盡하고 荷香이 새로왜라
波瀾에 노는 鴛鴦 네 因緣도 부럽구나
玉欄에 호올로 지혀서 시름계워 하노라.
[역본]
석류꽃 다 지는데 연꽃 향기 새로워라
물결에 노는 원앙 네 인연도 부럽구나
옥 난간 홀로 기대고 깊은 시름 짓는다.
[감상]
초장을 본다. 석류꽃이 지니까 연꽃 향기가 새롭다고 한다. 석류는 꽃을 지우고 나니까, 이번에는 연꽃이 활짝 피어서 그 향기를 바람에 날린다. 아름다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를 노래하고 있다. ‘하향’이 ‘연꽃 향기’를 가리킨다. 중장을 본다. 물결을 타고 즐기는 원앙을 보니 그 모습도 아름답거니와, 암컷과 수컷의 다정스런 모습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 암수의 인연이 부럽기만 하다고 한다. 초장의 아름다움을 중장에서 더 한층 높이고 있다. ‘波瀾’은 ‘波浪’을 말하는데 ‘잔 물결과 큰 물결’이다. 종장으로 간다. ‘옥란’은 ‘옥으로 장식된 난간’을 말한다. ‘지혀서’는 ‘기대어 서서’라는 뜻이다. ‘옥 난간’도 아름다운 난간임에는 틀림없지만, 기대고 선 작가는 근심에 차 있다. 왜 그럴까? 사람의 일이란 환경이 무리 좋아도 그 나름의 근심이 있을 수 있다. 중장을 다시 떠올린다. 아무래도 사랑에 대한 근심이 아닐까 한다. 가곡원류 국악원본 712 및 규장각본 711에 잘 수록되어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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