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井邊에 심은 梅花/ 작가 미상
[원본]
井邊에 심은 梅花 雪中에 픠엿셔라
쇼령은 횡사하고 暗香은 浮動이라
두어라 籠頭春色이니 切一枝가 하노라.
[역본]
우물 가에 심은 매화 내린 눈에 피었구나
그림자는 모로 눕고 매화 향긴 떠 가는군
그 머리 빗은 봄빛이니 가지 하나 꺾는가.
[감상]
초장을 본다. 매화나무를 우물 가에 심었는데, 그게 눈이 내리는 중에 피었다고 한다. 왜 우물 가에 매화나무를 심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아무래도 여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에 그 배려로 남자들이 심었을 성싶다. 우선 그 아낌이 따뜻하게 전해져 온다. 중장을 본다. 쇼령은 ‘疏影 ’을 가리키는 듯싶다. 이는, ‘드문드문 비치는 그림자’를 가리킨다. ‘암향’은 ‘꽤 은근하게 풍기는 향기’를 나타낸다. 바로 매화의 향기이다. 그 향기는 떠서 움직인다. 매화나무의 그림자는 모로 누웠는데, 그 향기만 하늘 위로 떠서 움직인다. 참으로 멋진 시적 표현이다. 이로 보아서 작가는 예술적 감정이 뛰어난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이름을 밝히진 않았으나, 상당히 학식을 가춘 인물이라고 여겨진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籠頭春色’은 ‘攏頭春色’의 잘못이라고 한다. 이는, 잘 다듬어 빗긴 머리에 봄철의 분위기라, ‘농두’는 ‘머리를 빗음’을 가리킨다고 한다. 즉, 보기 좋게 잘 다듬은 머리이다. 멋지다!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石崇이 죽어 갈제/ 작가 미상 (1) | 2023.12.24 |
---|---|
石榴꽃 다 盡하고/ 작가 미상 (1) | 2023.12.24 |
思郞이 어인거시/ 작가 미상 (1) | 2023.12.23 |
泗沘江 배를 타고/ 작가 미상 (1) | 2023.12.23 |
私업슨 白髮이요/ 작가 미상 (1) | 2023.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