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새배빗 나쟈 나서/ 이 휘 일
[원본]
새배빗 나쟈 나서 百舌이 소래한다
일거라 아해들아 밧보러 가쟈스라
밤사이 이슬 긔운에 언마나 기런난고 하노라.
[역본]
새벽이 밝아오자 지빠귀가 소리친다
일어나라 아이들아 밭을 보러 가자꾸나
밤 사이 이슬 기운에 자랐는가 보려네.
[감상]
이휘일(李徽逸 1619~ 1672)은 조선 후기의 학자이다. 본관은 재령(載寧)인데, 자(字)는 ‘익문’(翼文)이고 호(號)는 ‘존재’(存齋) 또는 ‘저곡’(楮谷) 또는 ‘명서’(冥棲)라고 한다. 평생 학문을 연구했다고 하며 그 뒤에 학행으로 참봉에 천거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주돈이의 태극설에 뜻을 두고 힘써 배웠다고 하며, ‘근사록’ ‘심경’ ‘성리대전’ 등을 연구하여 성리학의 일가를 이루었다고 알려져 있다.
초장을 본다. ‘백설’이 무엇인가? 중국어로는 ‘때까치’라고 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빠귀’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풀이를 따랐다. 새벽에 지빠귀가 소리치니 눈이 번쩍 떠질 수 밖에 없다. 중장으로 간다. 눈을 뜨자, 맨 처음으로 생각나는 게 밭이다. 농부에게 밭은 생명줄이니 안 그렇겠느나. 밭의 상태가 어떤지가 매우 궁금하다. 종장으로 간다. 밤 사이에 이슬이 내렸을 테고, 그 이슬 기운을 받고 곡식은 조금 더 자랐을 게 아닌가. 그걸 빨리 보고 싶은 심정을 누가 모를까.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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