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色이 色을 믿고/ 작가 미상
[원본]
色이 色을 믿고 오는 色을 내色 마라
저 色이 薄色이면 어느 바 色이 好色하야
이미도 萬古絶色은 네 色인가 (하노라)
[역본]
색이야 색을 믿고 오는 색을 알리지 마
저 색이 못났으면 어느 색이 좋아한 색
아마도 오랜 절색은 네 색인가 여긴다.
[감상]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色을 연거푸 넣음으로써 그 묘미를 살리고자 했던 것 같다. ‘色’은 여러 듯을 지닌다. ‘빛’ ‘빛깔’ ‘얼굴빛’ ‘윤’ ‘광택’ ‘모양’ ‘기색’ ‘형상’ ‘종류’ ‘색정’ ‘얼굴이 예쁨’ ‘미인’ ‘꾸미다’ ‘평온하다’ 등이다. 초장을 본다. 색이야 색을 믿는다는 말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그리고 ‘내色’은 ‘내색’인데 ‘마음에 느낀 것을 얼굴에 드러낸다.’라는 뜻을 지닌다. 아는 체하지 말라는 뜻도 된다. 또는 ‘그 낯빛’이기도 하다. 중장을 본다. ‘박색’은 ‘아주 못생긴 얼굴’을 가리킨다. 또는 ‘그런 사람’이기도 하다. 흔히 여지에게 많이 쓰고 있다. ‘어느 바’는 ‘어느 것’이라는 뜻. ‘호색’은 ‘여색을 몹시 좋아함’을 가리킨다. 박색과 호색을 대비시킴으로써 색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종장으로 간다. ‘만고절색’은 ‘세상에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자’이다. 이를테면 ‘경국지색’이니 ‘경성지색’이니 하는 여자를 말한다.그런데 왜 ‘내 색’이 아니고 ‘네 색’인가? 네가 호색한이기에.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달 외기러기/ 작가 미상 (0) | 2023.12.24 |
---|---|
犀띄 띄던 허리/ 작가 미상 (0) | 2023.12.24 |
夕陽 다 간 날에/ 작가 미상 (0) | 2023.12.24 |
石崇이 죽어 갈제/ 작가 미상 (1) | 2023.12.24 |
石榴꽃 다 盡하고/ 작가 미상 (1) | 2023.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