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犀띄 띄던 허리/ 작가 미상
[원본]
犀띄 띄던 허리 삿띄도 띄관제고
珮玉 차던 녑희 뎝낫도 꼬잔졔고
아해야 柴扉을 곳쳐 닷고 날 옛단말 말롸라.
[역본]
서대를 맨 허리에 새끼 띠도 띠관인데
환패 차던 옆에 작은 낫도 꽂는구나
여봐라 사랍문 다시 닫고 나 있단 말 숨겨라.
[감상]
초장을 본다. ‘犀띄’는 서대(犀帶)를 나타낸다. 조선시대에 일품의 벼슬아치가 허리에 두르던 띠이다. 아마도 ‘무소뿔’로 장식하였기 때문에 그 이름이 붙지 않았나 여겨진다. 그리고 ‘삿띄’는 ‘삿띠’를 말하는데 ‘새끼 줄로 만든 띠’이다. 서대를 두르든 삿띠를 두르든 그 모두가 같은 ‘띠’라는 말이다. 그래서 중장으로 간다. 여기에서는 환패를 차던 곳에 작은 낫도 꽂는다고 더 한층 언성을 높이고 있다. 귀한 것을 차던 곳에 형편에 따라서 노동에 사용하는 낫도 꽃을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이 귀하게 되었다도 천하게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지? 종장을 본다. 작가는 엄숙하게 사립문을 다시 닫고 ‘내가 없다고 해라.’라고 명령한다. 왜 그럴까? 이 사람은 아마도 과거에 높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거나 학시기 높다고 알려졌던사람일 것 같다. 그러니 무슨 이용가치가 있을까 하여 찾아오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 경계를 하는 게 분명하다.‘시가’와 ‘해동가요 일석본’에 잘 수록되어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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