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玉皇上帝께 울며 발괄하되/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3. 12. 28. 06:24

132. 玉皇上帝께 울며 발괄하되/ 작가 미상

 

[원본]

 

玉皇上帝께 울며 발괄하되 벼락상제 나리오사

霹靂振動하며 깨티고져 離別

그제야 그리던 님을 만나 百年同樂 하리라.

 

 

 

[역본]

 

하느님께 하소연해 벼락 그분 내려오셔

벼락이 냅다 치며 깨어지게 이별 두 자

그제야 임을 만나서 한 평생을 잘 살리.

 

 

 

[감상]

 

  초장을 본다. ‘옥황상제는 마떵한 말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하느님이라고 했다. 옥황상제도 하늘에 계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늘에는 벼락을 주관하시는 분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벼락상제벼락 그분이라고 풀었다. 하느님의 명령으로 벼락을 치는 그분이 내려오신다면 만사 형통이다. 중장을 본다. 벼락 그분이 내려오시면 무얼 하겠는가. 무서운 벼락을 치시겠지. 그래서 벼락을 칠 때 다른 것은 몰라도 꼭 이별이라는 두 글자를 깨어지게 만드는 게 소원이다. 그게 작가가 바라는 일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 세상에서 이별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야무진 생각이다. 이러한 발상은 기발하다고 한다. 이 세상의 숱한 발명품은 엉뚱한 생각이 그 시발점이라는 말을 들었다. 생각을 바꾸면 기발해진다. 애초에 이별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그야 다른 말을 사용했겠지. 그러나 있던 게 깨져 버린다면 사라질 수도 있다. 이게 바로 꿈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