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 林泉을 집을 삼고/ 작가 미상
[원본]
林泉을 집을 삼고 石枕에 누어시니
松風은 거문고요 杜鵑聲은 노래로다
千古에 事無閑身은 나뿐인가 하노라.
[역본]
숲과 샘을 집으로 해 돌베개로 누웠으니
솔 바람은 거문고요 두견 소린 노래로다
긴 세월 한가한 몸은 나뿐인가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임천’은 ‘숲과 샘’인데, 작은 숲속의 샘이다. 세상을 버리고 은둔하기에 알맞은 곳을 비유해서 거론했다고 본다. 그리고 ‘석침’은 ‘돌로 된 베개’를 이른다. 그야말로 자연인으로 집과 베개가 모두 그 곳에 있다. 자유로운 생활이 눈에 보이는 듯싶다. 중장을 본다. ‘송풍’은 ‘소나무 숲속의 솔바람’을 나타낸다. 그리고 ‘두견성’은 ‘두견이 나타내는 소리’이다. 솔바람이 거문고의 소리를 내니, 두견이는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일이 마음에 있으니, 듣기에 따라 구렇게 들린다고 말할 수 있다. 마음이 기쁘면 세상의 소리가 다 악기 소리요 노래 소리이지 않겠는가. 종장으로 간다. ‘천고’는 ‘아주 오랜 옛날’을 뜻한다. 그래서 나는 이를 그저 ‘긴 세월’이라고 풀었다. 중국어로는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말’로 영원한 이별을 뜻한다. ‘사무한신’은 ‘별로 하는 일이 없는, 한가한 몸’이라는 말이다. 시골에서 모든 걸 버리고 생활하는 자신이니 ‘한가한 몸’이라고 한다. 마음만 한가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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