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 입이라고 하는 것이/ 작가 미상
[원본]
입이라 하는 것이 禍福의 門이어니
毁譽是非間에 부디 參豫 밀을진데
아마도 括囊無處이야 그 옳은가 하노라.
[역본]
입이라고 하는 것이 화와 복의 문이라니
옳고 그름 그 사이에 끼어들어 논쟁 말 것
아마도 주머니 없음이 그 옳은가 여기네.
[감상]
초장을 본다. ‘화복의 문’은 ‘화와 복이 드나드는 문’을 가리킨다. 입으로 말을 함으로써 화가 들어오기도 하고 복이 들어오기도 한다. 좋은 말을 하면 복이 들어올 테지만, 나쁜 말을 하면 화가 들어오게 된다. 정말이지, 말 한 마디를 잘못하여 큰 화를 당한 사례가 많다. 일례를 들면 중국의 사마천은 아는 장군의 변호를 했다가 궁형을 당하지 않았던가. 또 목숨을 잃은 사람은 얼마나 많았는가. 중장으로 간다. ‘훼예시비’는 ‘헐뜯고 칭찬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참예’는 ‘어떤 일에 까어들어 말을 섞는 것’이다. 남들이 옳고 그름의 말싸움을 하고 있을 때, 그 사이에 끼어들게 되면 원한을 살 수 있다. 그게 무슨 값어치가 있나.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면 얼마든지 그런 일이 생긴다. 종장으로 간다. ‘괄낭무처’는 ‘담아 둘 주머니가 없음’을 가리킨다. 말이라 것이 일단 뱉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다시 주워서 담을 수가 없다. 담을 주머니가 없음이 원망스럽다. 그게 두렵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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