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 煙霞로 지블 삼고/ 이 황
[원본]
煙霞로 지블 삼고 風月로 버들 사마
太平聖代에 病으로 늘거가뇌
이듕에 바라난 이른 허므리나 업고쟈.
[역본]
안개 놀로 집을 삼고 바람 달로 벗을 삼아
백성 편한 이 시대에 촌 병으로 늙어 가네
이럴 때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기를.
[감상]
이황(李滉 1501~ 1570)은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字)는 ‘경호’(景浩)이고 호(號)는 ‘퇴계’(退溪) 또는 ‘퇴도’(退陶) 및 ‘도수’(陶搜)이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여러 벼슬을 거치고 1546년 양진암에서 독서에 전념하였는데 이 때에 ‘퇴계’라는 별호를 사용하였다. 1561년 도산서당을 지었고 1568년 판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고 한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초장을 본다. ‘연하’는 ‘안개와 놀’이고, ‘풍월’은 ‘바람과 달’이다. 또, ‘연하’는 ‘고요한 경치’를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집이라고 한 것 같다. 그리고 ‘풍월’은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를 읊거나 노래함’이다. 그래서 벗을 삼는다고 한 것 같다. 중장을 본다. ‘태평성대’는 ‘나라에 혼란 따위가 없어 백성들이 편안히 지내는 시대’이다. 그런데 여기의 병은 뭔가? ‘사골에서 살고 싶은 고질병’이 아닐까. 종장으로 간다. 시골에서 자연과 벗허며 살아도 허물은 생길 수 있다. 자연 존중이 답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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