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 九仞山 긴 솔 베혀/ 박 인 로
[원본]
九仞山 긴 솔 베혀 濟世舟를 모어내야
길 닐근 行人을 다 건내려 하엿더니
사공도 無狀하야 暮江頭에 바렷나다.
[역본]
긴 산에 큰 솔 베어 구제 배를 만들어서
길 잃은 사람들을 건너가게 하렸더니
사공이 변변치 못해, 저문 강가 버려졌네.
[감상]
박인로(朴仁老 1561~ 1642)는 조선 중기의 가사문학의 대가이자 무인이다. 자(字)는 ‘덕옹’(德翁)이고 호(號)는 ‘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이다. 39세 때에 무과에 급제하여 만호(萬戶)로 부임했고, 41세 때에는 친구 한음(漢陰) 이덕형을 찾아가서 감을 대접받고 이 시조, 즉 ‘조홍시가’(早紅柿歌)를 지었으며, 45세 때 통주사(統舟師)로 부임하여 무인다운 기개의 ‘선상탄’(船上嘆)을 지었다고 한다.
초장으로 간다. ‘구인산’은 ‘그냥 산이 아니고, 대덕의 높은 산’을 말한다. ‘긴 솔’은 ‘동량재’(棟樑材)이다.. 그리고 ‘제세주’는 ‘세상을 구제하는 배’를 뜻한다. 또, ‘모어내야’는 ‘만들어 내어’를 가리키는데, ‘뭇다.’는 ‘여러 조각을 한데 붙이거나 이어서 어떠한 물건을 만드는 것’을 나타낸다. 중장으로 간다.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세파에서 구한다는 말이다. 종장을 본다. ‘무상’은 ‘아무렇게나 행동하여 버릇이 없다.’거나 ‘변변치 못하다.’라는 뜻이다. 또, ‘모강두’는 ‘저물어 가는 강가’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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